트럼프 밈 코인, 암호화폐 업계와 법률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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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며 암호화폐 업계는 그의 규제 완화와 암호화폐 기업 합법화 약속에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그의 취임을 며칠 앞둔 시점, 트럼프는 새로운 암호화폐인 ‘TRUMP’ 코인의 출시를 발표하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른바 ‘밈 코인’으로 불리는 이 코인은 본질적인 가치가 없으며, 단순히 투자자들의 구매와 판매에 따라 가격이 변동하는 특성을 지녔다.

트럼프의 지지자들과 기회주의적인 단기 투자자들은 충성심과 과대광고, 빠른 수익을 노려 이 코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로 인해 트럼프 조직의 계열사인 코인 개발사는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기록했다. TRUMP 코인 출시 하루 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자신의 밈 코인인 ‘MELANIA’를 출시하며 시장을 뒤흔들었다.

1월 24일 기준, TRUMP 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세계 25위의 암호화폐로 자리 잡았으나, 최고가인 75달러에서 43달러로 하락한 상태다. 이 코인들은 암호화폐 업계에 새로운 관심과 투자자를 끌어들였지만, 동시에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트럼프 팀이 코인 공급량의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 가격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암호화폐 업계의 우려
암호화폐 업계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밈 코인이 이미 사기와 불신으로 얼룩진 업계의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킬까 봐 우려하고 있다. 암호화폐 연구가 앤젤라 월치는 “트럼프가 암호화폐 업계의 첫 번째 행보로 사기 기회를 강조하고 이용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1월 21일 기자회견에서 “코인 출시 외에는 잘 모른다”며 자신의 관여를 축소했지만, 그의 조직이 코인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윤리적·지정학적 문제 제기
선출직 공무원과 법률 전문가들은 이 코인이 뇌물과 이해 상충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윤리적, 지정학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 앨런 민주주의 혁신 연구소 소속 변호사 푸자 올하버는 “이 코인은 외국 적대세력이 트럼프에게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거나, 그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채널을 열어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헌법의 ‘수뢰 금지 조항’은 대통령이 공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트럼프의 코인 출시가 취임 전 이뤄졌기 때문에, 그가 사적인 신분으로 행동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올하버는 “트럼프가 코인을 보유한 이상, 심각한 이해 상충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밈 코인이란 무엇인가?
TRUMP와 MELANIA 코인은 밈 코인으로, 개발자가 블록체인에 코드를 작성해 만든 암호화폐다. 이 코인의 가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믿고 구매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밈 코인은 종종 소셜 미디어에서 공유되고 확산되는 밈을 활용해 마케팅되며, 도지코인(DOGE)과 시바 이누(SHIB)가 대표적이다.

밈 코인은 본질적인 가치가 없기 때문에 극도로 변동성이 크고 투기적이다. 이는 일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동시에 큰 손실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

트럼프 코인의 미래
TRUMP 코인은 출시 48시간 만에 14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현재는 그 가치가 절반 이상 하락한 상태다. MELANIA 코인도 출시 직후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80% 가까이 폭락했다.

트럼프의 밈 코인은 그가 암호화폐 업계에 대한 관심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지만, 동시에 업계 내부의 반발과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자극하고 있다. 월치는 “우리가 권력을 얻었지만, 정말 우리가 원래 달성하려고 했던 목적을 이루고 있는가?”라고 질문하며 업계의 성찰을 촉구했다.

트럼프의 밈 코인은 암호화폐 업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지만, 동시에 투명성과 윤리적 문제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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