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세관집행국 요원들이 지난 28일 필라델피아 한인이 경영하는 세차장을 급습하고 이 곳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이민노동자들을 체포, 교도소에 구금했다고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가 2일 보도했다.
제프리 리(35)씨는 이날 가족이 운영하는 ’컴플릿 오토워시 필리‘(Complete Autowash Philly)로 가던 중 차량 스피커로 전화를 받았다. 발신자 표시에는 ‘아빠’라고 나왔지만, 전화를 건 사람은 미국 이민세관집행국(ICE)요원이었다.
“우리는 불법 체류자들을 데리러 왔다. 우리에게서 연락이 없어도 걱정하지 마라,”고 이 요원은 짧게 말했다.
1.5세대 한국계 미국인인 리씨는 순간 당혹감을 느꼈다. 그는 “‘걱정하지 말라니? 이들은 내 사람들인데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지난달 28일(화) ICE 요원들은 리씨의 아버지 데이비드씨가 소유한 북필라델피아의 세차장을 급습하며 7명의 불법 체류 노동자들을 체포했다. 이번 급습은 ICE의 시내 사무실 앞에서 항의시위를 촉발시켰고, 리씨 가족과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체포된 7명의 남성은 현재 펜실베이니아 클리어필드 카운티의 모세난벨리 프로세싱센터(Moshannon Valley Processing Center) 민간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필라델피아의 이민자운동단체 ‘뉴생추어리운동(New Sanctuary Movement)에 따르면, 이들 중 적어도 한 명은 그린카드를 받는 과정 중이었다.
Complete Autowash Philly는 지난 2007년부터 데이비드 리씨가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역 사회의 중요한 일터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데이비드씨는 이민자로서 아무것도 없이 미국에 왔고, 아들 제프리가 합류하며 두 사람은 20년 가까이 이 지역에서 단골고객을 유치해왔다.
“우리는 그냥 세차장일 뿐이에요. 차를 세차하는 게 전부예요,”라고 제프리 리는 말했다. “우리는 거의 20년 동안 이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해왔어요.”
미국 법에 따르면, 고용주가 고의로 불법 체류자를 고용한 경우, “반복적 관행”으로 간주될 경우 민사 벌금과 형사 처벌(징역 포함)을 받을 수 있다. 이는 1986년 이민 개혁 및 통제법에 명시되어 있다.
리씨는 일부 직원들이 불법 체류자임을 인정하면서도 그들의 헌신과 근면성을 강조했다. “이 사람들은 제 가족과도 같았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그들은 13년에서 15년 동안 여기서 일했어요. 매우 헌신적이고 정직하며 좋은 사람들이었죠.“
리씨는 이민세관집행국 요원들의 급습 당시 현장에 없었지만, 보안 카메라를 통해 상황을 지켜봤다. 그는 그날의 상황을 혼란스럽고 불안정했다고 설명했다.
“아무런 서류도 제시되지 않았고, 아무런 절차도 없었어요,”라고 리씨는 아버지의 말을 전했다. “그들은 즉시 사람들을 체포하기 시작했어요. 심지어 고객들도 차 옆에 서 있게 하고, 그들의 신분증을 확인했대요.”
영어가 서툰 아버지는 당황한 나머지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는 아무것도 없이 이곳에 오셨죠. 이 사업은 모두가 말하는 미국의 꿈(American Dream)이었어요,”라고 리씨는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꿈의 의미가 사라진 것 같아요.”
이민당국의 급습은 고객과 직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날 저는 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보았어요,”라고 리는 말했다. “마치 제 가족을 데려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죠.”
체포된 7명의 직원들은 리씨에게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친구이자 신뢰할 수 있는 동료였다. 그 중에는 아버지와 아들도 있었는데, 아들은 미국 시민권자라서 체포되지 않고 여전히 세차장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가 곧 풀려날 가능성이 높다고도 말했다.
“이 모든 가족들은 죽지도 않은 사람들을 잃은 슬픔에 빠져있어요,”라고 리는 말했다. “그들은 여전히 여기에 있지만, 우리는 그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어요. 그게 가장 슬픈 부분이에요.”
리씨는 체포된 직원들을 돕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이민 변호사와 지원 단체에 연락을 취하고 있다. “저는 그들에게 제가 거기에 없더라도 항상 사랑받고 지원받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이번 단속은 ICE의 이민자단속 우선순위에 대한 의문을 낳고있다. “저는 정부가 폭력적인 범죄자를 쫓는 줄 알았는데, 이 사람들은 무고하고 정직하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에요,”라고 리는 말했다. “이들은 인간입니다. 아무도 이런 걸 예상하지 못했어요.”
이민 전문가들은 이번 급습이 소규모 사업체를 표적으로 삼는 더 광범위한 단속 전략의 일부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소규모 사업체는 종종 불법 체류 노동자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현재 리씨는 사업을 유지하고 체포된 직원들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저는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이번 불체자 급습은 이민 단속의 비인간적인 냉엄한 현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그들은 아무도 괴롭히지 않았어요,”라고 리싸는 말했다. “그들은 단지 차를 세차하는 일을 했을 뿐이에요.”
한편 이민세관집행국(ICE)은 이번 단속이 직원들이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의혹에 따라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이민국은 7명의 불법 체류자를 발견하고, 인터뷰를 진행한 후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면서 체포된 이들은 이후 송환 절차를 기다리며 구금 중이다고 전했다. 체포된 이들 중 6명은 멕시코 출신, 1명은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이라고 ICE는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ICE는 불법 이민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펼치며, 9일 동안 여러 주에서 7,400명 이상을 체포했다.
ICE 요원들은 가정, 작업장 및 기타 시설을 급습하며 단속을 진행해왔고, 송환도 증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가장 폭력적인 이민자들을 관타나모 만으로 보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체포된 인원의 일일 집계에 따르면, 1월 31일 기준으로 ICE는 현재까지 7,412명을 체포했다. 이들 중 6,000명에게는 ICE 구금 명령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