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 몽고메리 카운티의 퍼블릭 코스 — 자연과 여유가 만나는 곳

자연이 만든 36홀의 리듬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오후, 펜실베이니아 몽고메리 카운티의 히코리벨리골프클럽(Hickory Valley Golf Club)을 찾았다. 코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단풍이 막 물들기 시작한 히코리 나무들이 코스를 감싸고, 그 사이로 잔잔히 부는 바람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다.
은은히 스치는 바람에도 낙엽들은 우수수 지고, 잔디밭에 떨어지기 전에 바람을 타고 한참을 허공에 머문다. 마치 떠나기 아쉬운 듯, 몇 바퀴 맴돌다 천천히 내려앉는 그 모습은 계절이 남긴 긴 숨결처럼 여운이 길다.
라운드를 시작하자 코스 곳곳에서 자연이 느껴진다. 골프공이 그린 위를 스칠 때마다, 멀리서 ‘톡’ 하고 떨어지는 히코리 열매의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고요한 코스의 리듬을 깨뜨리기보다, 오히려 자연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음악처럼 들려온다. 히코리 밸리의 오후는, 자연이 연주하는 잔잔한 교향곡 같다.
퍼블릭 코스의 품격
히코리 밸리 골프 클럽은 36홀 규모의 퍼블릭 코스로, ‘앰배서더(Ambassador)’ 코스와 ‘프레지덴셜(Presidential)’ 코스 두 가지 챔피언십 코스를 갖추고 있다. 각 코스는 지형의 특성을 살려 설계되어 있다. 앰배서더 코스는 부드러운 구릉과 여유로운 페어웨이로 초보자에게도 부담이 덜하고, 프레지덴셜코스는 숲과 연못이 어우러져 전략적인 플레이를 즐기기에 좋다.
무엇보다 이 골프장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와서 쉽게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은 ‘공공성’에 있다. 회원 전용이 아닌 퍼블릭 코스이지만, 관리 상태는 사설 클럽 못지않다. 페어웨이는 정갈하게 정비되어 있고, 벙커의 모래는 일정하게 유지되어 있다. 가을빛에 물든 히코리 밸리에서는, 공을 치는 손끝보다 마음이 먼저 설렌다.

계절이 머무는 그린
라운드가 끝날 무렵, 석양빛이 코스를 붉게 물들였다. 잠시 카트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바라본 풍경은 하루의 피로를 잊게 만든다. 멀리서 곱게 물든 히코리 나무들이 석양을 등지고 서 있고, 그 위로 흰구름이 천천히 지나간다.
히코리 밸리의 가을은 단지 ‘골프의 계절’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공의 궤적보다 그 아래 은은히 빛나는 계절의 흐름이 더 깊이 마음에 남는다.
Hickory Valley Golf Club
1921 Ludwig Rd, Gilbertsville, PA 19525
Website: www.hickoryvalle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