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커진 오클로 원전주식, 매출 ‘0’인데 기업가치는 200억 달러

Philly Talks

Oklo Inc(뉴욕증권거래소: OKLO)의 주가는 3일 오전 하락세를 보이며, 특별한 회사 관련 뉴스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이 큰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하락은 지난주 말부터 이어진 조정세의 연장으로, 투자자들이 매출이 아직 없는(Pre-revenue) 원자력 스타트업인 Oklo의 높은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OKLO 주식 지지선 찾기 어려운 상황

이 종목은 최근 며칠 동안 큰 변동을 보였다. 지난주에는 Cameco와 트럼프 행정부 간의 8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약 소식으로 원자력 섹터 전반에 낙관적인 분위기가 퍼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곧 투자자들이 Oklo의 “기초적인 리스크”를 다시 평가하면서 상승세가 빠르게 꺾였다.

지난주 Oklo가 Form S-3 셸프 등록 서류를 제출하면서 주가 하락 압력이 더욱 커졌다. 이 서류는 회사가 향후 최대 35억 달러 규모의 유가증권을 발행하여 운영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현재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는 11월 11일 장 마감 후 발표될 예정인 분기 실적 보고서에 쏠려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주당 13센트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월가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최근 BofA 증권과 Seaport Global은 종목 등급을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한 반면, Canaccord Genuity와 Barclays는 새롭게 ‘매수(Buy)’ 및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조정에도 불구하고, Benzinga Edge의 순위에 따르면 Oklo 주식은 매우 높은 모멘텀 점수인 99.29를 기록하고 있다.

혁신적 원자력 비전

Oklo는 “원자력이 만들어지고 사용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로 설립되었다. 회사는 마이크로 리액터(Microreactor)인 소형 공장형 원자력 발전 유닛을 상업화하려 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나 군 기지 등 어디서든 설치 가능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대표 모델인 ‘오로라 파워하우스(Aurora Powerhouse)’ 는 작고 효율적인 설계로 청정하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도록 고안되었다.

그 시점 또한 절묘했다. AI 데이터센터가 사상 최대의 전력을 소모하고, 각국 정부가 저탄소 기저부하 전원을 찾는 상황에서, 컴팩트 원자로(소형 모듈형 원전) 라는 개념은 투자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억만장자, 벤처펀드, 그리고 Oklo의 초기 투자자인 OpenAI의 샘 알트먼(Sam Altman) 까지 합류하면서 “다음 에너지 혁명은 원자력일 수도 있다”는 서사가 형성되었다.

문제는 ‘약속은 있지만 증거는 없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투자자들이 잠시 숨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Oklo는 현재 약 2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자랑하지만, 아직 단 1와트의 상업용 전력도 생산하지 못했다. 회사의 모든 원자로는 아직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심사 단계에 있으며, 이 절차는 수년에 걸칠 수 있다.

재무공시에 따르면 Oklo는 누적 적자만 1억 6천만 달러 이상이며, 향후 테스트·허가·건설 단계를 거치며 손실이 계속될 전망다. 회사는 첫 상업 운용 시점을 2027~2028년경으로 잡고 있어, 실제 매출 창출과 사업모델 검증까지는 아직 몇 년이 남았다. 즉, 현재 투자자들은 ‘사업’이 아닌 ‘비전’을 사고 있는 셈입니다.

중력의 법칙을 무시한 기업가치

청정에너지 붐 속에서도 Oklo의 밸류에이션은 이례적이다. 기존 원자력 기업이나 NuScale(SMR) 같은 동종 첨단 원자로 기업들도 Oklo의 기업가치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만약 Oklo가 10년 말까지 연간 20~3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여전히 8~10배의 미래 매출가치(Forward Sales) 를 반영하고 있다. 규제가 까다롭고 자본집약적인 산업의 ‘무매출 기업’으로서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Oklo는 완벽한 실행을 전제로 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만약 일정 지연, 비용 초과, 혹은 규제 차질이 발생한다면, 주가는 빠르게 조정될 수 있다.

그래도 이 스토리가 중요한 이유

그럼에도 Oklo를 단순히 과대평가된 주식으로 치부하는 것은 큰 그림을 놓치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 회사가 내세우는 모듈형, 확장형, 무탄소 원전은 AI 시대의 폭증하는 전력 수요 속에서 가장 시급한 글로벌 과제인 안정적인 청정 에너지 공급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만약 Oklo가 예정대로 단 한 기의 상업용 원자로라도 성공적으로 가동한다면, 이는 원자력 산업의 경제학을 새롭게 쓸 수 있다. 그래서 일부 투자자들은 Oklo를 에너지주가 아닌, ‘달 탐사급 기술주’(Moonshot Technology Play) 로 보고 있다. 마치 첫 흑자 전의 테슬라를 사거나, 상장된 스페이스X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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