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대출 연체 급등, 높은 차량 가격이 소비자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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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이후 자동차 대출 연체율 50% 이상 급증 — 밴티지스코어(VantageScore) 발표

미국 소비자들이 급증하는 자동차 대출 부채의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신용평가사 밴티지스코어(VantageScore)가 금요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자동차 대출 연체율은 50% 이상 급증했으며, 이 기간 동안 자동차 대출은 가장 안전한 소비자 신용 상품에서 가장 위험한 상품으로 전환되었다.

그 이유는 ▲역대 최고 수준의 차량 가격 ▲높은 유지비와 보험료 ▲고금리 ▲장기 대출 증가 때문이다. 보고서는 “자동차 시장은 가계 재정 건전성의 바로미터”라며 “자동차 연체율의 지속적 상승은 소비자 경제 전반의 심화된 ‘구매력 위기’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밴티지스코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리카드 반데보(Rikard Bandebo)는 “지금은 지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불안한 소비자 신용 상황”이라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밴티지스코어에 따르면, 신용카드나 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 부문에서는 2010년 1분기 이후 연체율이 감소한 반면, 자동차 대출은 예외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차량 가격 급등이 핵심 원인

켈리블루북(Kelley Blue Book)에 따르면, 9월 신차 평균 거래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5만 달러를 넘어섰다. 고급차와 고가의 전기차 판매가 평균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동차 쇼핑 웹사이트 에드먼즈(Edmund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기존 차량을 새 차로 교체할 때 ‘역전대출(underwater trade-in)’ 상태인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즉, 기존 차량의 가치가 남은 대출금보다 낮은 경우다. 3분기 동안 이런 거래의 약 25%는 1만 달러 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었다.

미국 전체 자동차 대출 잔액은 1조 6,6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소비자연맹(CFA)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대출자들이 팬데믹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연체와 채무불이행에 빠지고 있으며,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 수준과 맞먹는다”고 경고했다.

CFA 소비자보호국장 에린 위테(Erin Witte)는 야후파이낸스(Yahoo Finance)에 “현재 8년 이상 장기 자동차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이는 대공황 이후 보기 힘든 현상”이라며 “대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자 부담이 커지고, 차량을 다 갚기 전에 교체하면 또 다른 부채가 생기기 때문에 ‘이중이자’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시장은 경기의 경고등”

최근 차량 압류 건수도 늘고 있다. 또, 서브프라임(저신용자)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Tricolor)와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브랜즈(First Brands)의 파산 이후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졌다.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건 CEO는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더 많이 숨어 있는 법”이라고 비유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의 자동차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브리슨(Michael Brisson)은 “자동차 대출기관들이 코로나19 경기부양책 덕분에 신용점수가 인위적으로 높아졌던 시기에 신용 기준을 완화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많은 소비자들이 실제보다 재정 상태가 좋아 보였고, 이는 높은 차량 가격 상승과 맞물려 연체 리스크를 키웠다”고 덧붙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코노미스트들도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최근 연체는 대부분 최근 몇 년 내 발행된 대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월 상환액 증가에 따른 부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출 금액 증가는 신용공급과 수요 모두의 요인이 작용했다. 차량 가격이 2020년 중반부터 2023년 중반까지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은 더 큰 대출을 요구했고, 대출기관들은 이를 승인하기 위해 신용 기준을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FRB는 밝혔다.

브리슨은 “최근 들어 대출 기준은 다소 강화되었지만, 여전히 연체는 증가하고 있다”며 “물가와 비용 전반의 상승,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 취약한 고용 시장 등으로 가계 예산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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