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셧다운이 38일째로 접어들며 역대 최장 기록을 경신하자, 상원이 마침내 주말 회의라는 ‘최후의 수단’을 꺼냈다. 상원 다수당 대표 존 튠(공화·사우스다코타) 은 “무언가 합의안이 나오면 바로 표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돌파구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6주째 멈춘 정부, 공화·민주 평행선
이번 셧다운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예산안과 건강보험(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시작됐다. 양당은 서로 다른 예산안을 내놓았고, 지도부 간 직접 대화는 몇 주째 끊긴 상태다.
민주당은 “정부 재개를 위해서는 건강보험 보조금 1년 연장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공화당은 “정부부터 먼저 열고 그다음에 건강보험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공화당, “필리버스터 없애고 단독 처리하자”는 트럼프 압박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공화당 의원들에게 “60표 필리버스터 규정을 없애고, 공화당 단독으로 셧다운을 끝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상원 내 중도파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로 실현 가능성이 낮다.
상원, 주말에도 회의 연장, 그러나 “성과 없을 것” 전망 우세
튠 대표는 상원을 토요일 정오까지 개회 상태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셧다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아직 표결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공화당 내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의원은 “이대로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여기서 오래 머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초당적 협상팀은 계속 대화 중
상원의 초당적 협상 그룹은 이번 주말 내내 워싱턴에 남아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식량지원, 보훈 프로그램 등 일부 부문에 대한 1년짜리 예산 패키지를 임시예산안과 함께 묶어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셧다운으로 해고된 연방 공무원 복귀와 대통령의 예산 집행 권한 제한 조항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 “의료보조금 연장 없이 정부 재개 없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 건강보험 지원이 끊기면 안 된다”며 보조금 연장을 고집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ACA(오바마케어) 보조금 1년 연장안을 포함한다면 정부 재개에 필요한 표를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튠 대표는 이를 “시작도 불가능한 제안(nonstarter)”이라고 일축했다.
교착 장기화로 국민 불편 심화
셧다운으로 인해 연방 공무원들의 급여가 중단되고, 식량 지원·보훈·국립공원 서비스 등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의원들을 헛간에 가둬두고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못 나오게 해야 한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상원의 한 중진 의원은 “양당이 조금씩 양보하지 않으면 이번 주말도 또 다른 ‘빈손 주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