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자정 무렵 갑작스럽게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한미 동맹이 수십 년 만에 최대의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조치는 한국 내 정치 상황을 넘어 한미 관계에도 미묘한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일부 참모진을 제외하고는 측근들도 모르게 진행되었으며, 가장 가깝고 긴밀한 동맹국인 미국 백악관과의 사전 정보 교류도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3일 한국의 계엄령을 집중 보도하면서 현 바이든 정부가 공들여온 한미일 삼각협력체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수십 년 동안 한국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였다”며 “이는 약 3만 명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강력한 권위주의 국가들이 민주주의 국가들과 경쟁하는 지역에서 한국이 민주주의의 등불로 서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특별히 중시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례 국제 회의인 민주주의 정상 회담을 처음으로 미국 외 국가인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으며, 2023년에는 윤 대통령을 백악관 만찬에 초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야당이 자신을 무너뜨리기 위해 북한과 공모했다고 맹비난하며 계엄령을 선포하자, 한미 동맹은 중대한 위기를 맞게 되었다.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라는 프레임을 외교 정책의 핵심으로 삼아온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위기를 어떻게 처리할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윤 대통령의 발표 몇 시간 후 성명을 통해 “미 행정부는 한국 정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이번 발표에 대해 미측은 사전에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한국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 시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추측이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미국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에서 트럼프 행정부 2기로의 전환기에 있고,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바이든의 전 아시아 고문은 “한국과의 동맹은 철통같이 단단하며, 우리는 한국이 불확실한 시기에 있을 때 그들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모든 정치적 논란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고 법의 지배에 따라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를 주요 외교 정책의 우선사항으로 삼아온 미국 대통령에게 특히 큰 도전이 되고 있다. 계엄령 선포는 또한 한국에 주둔 중인 약 3만 명의 미군 병력과 자산의 운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전략 중 하나였던 아시아 동맹국들과의 군사 관계 강화, 특히 한국과 일본과의 새로운 삼국 안보 파트너십 구축 노력도 이번 사태로 인해 시험대에 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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