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역사상 최대 단일일 손실 기록…시가총액 6,000억 달러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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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Nvidia) 주가가 27일(월) 중국에서 개발한 오픈소스 AI 딥시크 출시 영향으로 17%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약 6,000억 달러(약 800조 원) 증발했다. 이는 미국 기업 역사상 단일일 기준 가장 큰 손실로 기록됐다. 이번 주가 폭락은 중국 AI 연구소 딥시크(DeepSeek)의 경쟁력 강화에 대한 우려로 촉발됐으며, 미국 테크 업계 전반에 걸쳐 매도세로 이어졌다.

엔비디아 주가는 118.58달러로 마감했으며, 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최악의 거래일로 기록됐다. 지난주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를 차지했던 엔비디아의 주가 하락은 나스닥 지수도 3.1% 하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번 매도세는 중국 AI 연구소 딥시크의 기술 발전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엔비디아에 대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딥시크는 지난 12월 말, 엔비디아의 H800 칩을 활용해 단 2개월 만에 개발한 오픈소스 대형 언어 모델(LLM)을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이 모델은 600만 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개발됐다고 알려졌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지배해왔으며, 알파벳(Google), 메타, 아마존 등 주요 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칩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그러나 딥시크의 기술 발표로 인해 GPU 수요 정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엔비디아 주가에 큰 타격을 입혔다.

캔터(Cantor)의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딥시크의 최신 기술 발표가 GPU 수요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며 “이는 GPU 지출 정점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들은 “AI 산업이 더 많은 컴퓨팅 파워를 원할 것”이라며 엔비디아 주식 매수를 권장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2023년 239%, 2024년 171%의 주가 상승을 기록하며 급성장해왔지만, 이번 주가 폭락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와 함께 AI 수혜를 누려온 브로드컴(Broadcom)도 17% 하락하며 시가총액 2,000억 달러를 잃었다.

엔비디아의 GPU에 의존하는 데이터센터 기업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델(Dell), 휴렛 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uper Micro Computer)는 최소 5.8% 하락했으며, 오라클(Oracle)은 14% 급락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시가총액 손실은 지난 9월 기록한 2,790억 달러 손실의 두 배 이상으로, 당시 역대 최대 단일일 손실이었던 메타(Meta)의 2,320억 달러 손실을 훨씬 웃돈다. 또한, 이는 코카콜라와 셰브론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보다 크며, 오라클과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을 초과하는 규모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Jensen Huang)의 순자산도 약 210억 달러 감소하며, 포브스 실시간 억만장자 순위에서 17위로 하락했다.

한편, 딥시크는 지난 주말 애플 앱 스토어에서 OpenAI의 ChatGPT를 제치고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무료 앱 1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 딥시크의 기술 발전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이뤄진 것으로, AI 경쟁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벤처 캐피털리스트 데이비드 삭스(David Sacks)는 트위터(X)를 통해 “딥시크의 모델은 AI 경쟁이 매우 치열할 것임을 보여준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AI 안전 행정명령을 철회한 것은 옳은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에 대한 확신은 있지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가 폭락으로 엔비디아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시가총액 3위 기업으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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