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투자 그룹이 OpenAI의 비영리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974억 달러(약 130조 원)를 제안하면서, 샘 알트먼(Sam Altman)의 OpenAI를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포춘지가 11일 보도했다. 두 OpenAI 공동 창립자는 선도적인 AI 기업의 통제권을 놓고 법적 다툼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10일 머스크는 투자자 그룹을 이끌고 OpenAI 이사회에 AI 기업의 비영리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974억 달러를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후 알트먼은 회사가 매각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비공개로, 여러 미디어 인터뷰에서, 그리고 X(구 트위터)를 통해 공개적으로 이 제안을 거부했다.
알트먼은 X에 “고맙지만 사양하겠다. 대신 당신이 원한다면 트위터를 97억 4천만 달러에 사겠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파리에서 열린 AI 액션 서밋에서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OpenAI가 “매각 대상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하며, 머스크를 “진지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CNBC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알트먼은 이번 제안이 “경쟁사를 늦추고 자신의 사업을 따라잡으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 따르면, 알트먼은 내부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이사회가 머스크의 제안에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제안이 OpenAI의 고급 AI 개발이라는 미션과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X에서 알트먼을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머스크와 OpenAI의 대변인은 포춘지의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머스크의 제안이 알트먼에게 미칠 수 있는 문제
이번 움직임은 알트먼이 OpenAI를 완전한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OpenAI는 비영리-영리 혼합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원래의 비영리 미션과 새로운 수익 한도가 있는 영리 부문 간의 파트너십을 포함한다. 두 부문 모두 OpenAI 비영리 이사회가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영리 자회사는 2019년 머스크가 OpenAI를 떠난 후 투자자들(마이크로소프트 포함)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최근 몇 달간 알트먼은 회사를 더욱 영리화하고 비영리 부문을 분리할 계획을 발표했다.
제안된 구조에 따르면, OpenAI는 기존 영리 부문을 공공 이익 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으로 전환해 OpenAI의 운영과 사업을 통제할 예정이다. 한편, 비영리 부문은 의료 및 교육 분야의 자선 활동을 위한 리더십 팀과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다.
이 계획은 기존 영리 부문에 더 큰 통제권을 부여하고, 이 분야의 다른 기업들처럼 “필요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원래의 비영리 단체는 새로운 영리 기업에 지분을 보유할 예정이지만, 이 지분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머스크의 비영리 자산에 대한 제안은 알트먼이 계획했던 금액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제안을 거절하면 OpenAI 경영진이 비영리 단체에 974억 달러보다 적은 금액을 지불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영리 이사회와 달리, OpenAI의 비영리 이사회는 최고 가격을 받아야 할 책임이 없다. 그들의 유일한 책임은 OpenAI의 헌장과 인류 전체를 위한 AGI(일반 인공지능) 개발이라는 미션을 지키는 것이다. 즉, 머스크의 소유가 이 미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제안을 쉽게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머스크의 제안은 캘리포니아 주와 관련해 OpenAI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주 정부가 머스크의 제안을 고려해 알트먼의 제안이 너무 낮다고 판단하면, 이를 근거로 거래를 차단할 수 있다.
머스크, OpenAI 통제권을 놓고 치열한 싸움 중
머스크의 이번 움직임은 OpenAI의 미래를 놓고 벌이는 더 큰 전쟁의 일부다. 회사의 영리화 야망은 머스크에게 특히 불편한 부분이었다. 그는 Open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회사가 비영리 창립 목적을 버리고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OpenAI의 공동 창립자이자 초기 투자자인 머스크는 원래 인류를 위한 AI 개발에 초점을 맞춘 비영리 단체로 자금 지원을 요청받았지만, 현재는 이익 추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OpenAI는 2026년 말까지 자회사를 전통적인 영리 기업으로 전환할 것을 약속했으며, 지난 10월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회사 가치를 1570억 달러로 평가했다. 또한, WSJ에 따르면 OpenAI는 최대 400억 달러를 추가로 조달해 회사 가치를 30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