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1개월간 유예하기로 결정하자, 월요일(3일) 투자자들은 일시적인 안도감을 나타냈다. 이 소식에 뉴욕 증시는 장중 최저점에서 반등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무역 전략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반영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관세를 지지하는” 인물임을 상기시키며, 투자자들이 여전히 관련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베다 파트너스의 헨리에타 트레이즈는 “월스트리트에서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실질적인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기대감이 있지만,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예상보다 강경하게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멕시코 관세가 일시적으로 유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25%, 중국에 추가 10% 관세를 부과하려는 계획을 철회하지 않은 상태다.
트레이즈는 “관세는 협상 전략이지만, 중국 관세는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는 미국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세금으로, 2018년과는 매우 다른 시나리오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평가에 대한 리스크
골드만 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은 고객 보고서를 통해 정책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주식 평가 배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 배수가 약 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술 섹터(XLK)는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가장 큰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제품 수요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경고하며, 중국에서 생산되는 PC, 스마트폰, 소비자 전자제품 등이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수요 감소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키뱅크의 존 빈은 “가격 상승으로 최종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결국 모든 반도체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퀄컴(QCOM), 코르보(QRVO), 스카이워크스(SWKS), 인텔(INTC), 엔비디아(NVDA) 등 주요 기술 기업의 하방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 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대중국 매출 비중이 25% 이상인 S&P 500 기업 중에는 이러한 기술 기업 외에도 라스베가스 샌즈(LVS), 윈 리조트(WYNN), 램 리서치(LRCX)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주식은 월요일 오후 중반까지 하락 압력을 받았다.
에버코어의 마크 마헤니는 아마존(AMZN)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가장 큰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마존은 중국뿐만 아니라 백악관의 다른 주요 교역 상대국에 대한 최근 수사로 인해 제조업체와 소매업체에 피해가 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에게 주는 조언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리톨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칼리 콕스 최고 시장 전략가는 “현금 보유 비중을 조금 더 늘리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으며, 다른 전문가들은 “변함없는 테마”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글로벌 엑스의 투자 전략 책임자 스콧 헬프스타인은 “2월 1일 관세 발표로 새로운 경제 체제가 도래했다”며 “투자자들은 미국 인프라, 방위 기술, 미국 에너지 인프라와 같은 지정학적 폭풍 속에서 안전한 항구를 찾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관세 유예는 단기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장기적으로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정책 변화와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유연한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