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도입하면서, 저가 패션 플랫폼 셰인(Shein)과 테무(Temu)와 같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한 달간 유예하는 대신,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의 관세를 강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100년 넘게 유지되어 온 ‘디 미니미스(de minimis) 면세 조항’인 최소 세액 규정을 폐지할 예정이다. 이 조항은 미국으로 배송되는 개별 소포의 가격이 800달러 미만일 경우 관세 없이 반입할 수 있도록 한 규정으로, 셰인과 테무 같은 중국 플랫폼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이었다.
면세 혜택 폐지로 인한 영향
디 미니미스 면세 기준은 2016년 개정되면서 2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 조정되었으며, 그 결과 2015년 1억 3,900만 건이었던 면세 소포량이 2024년에는 13억 6,000만 건을 넘어섰다. 현재 미국으로 들어오는 전체 소포의 90%가 이 면세 조항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제조업체들과 소매업체들은 이 면세 조항이 중국 업체들에게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고 비판해왔다. 아마존(Amazon) 역시 중국 직배송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테무 클론’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사용자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또한, 이 면세 조항은 마약 밀매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마약 조직들이 이를 악용해 펜타닐 원료와 같은 마약 전구체 화학물질을 미국 내로 밀반입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바이든 vs. 트럼프: 디 미니미스 조항 폐지 방식의 차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역시 지난해 디 미니미스 면세 기준을 축소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이 조치가 적용될 경우 미국 전체 수입품의 40%, 중국산 의류 및 섬유 제품의 70%가 면세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보다 강경한 방식으로, 모든 중국산 제품을 면세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 앤드류 맥알리스터(Andrew McAllister)는 “트럼프의 접근 방식은 매우 단순하다. ‘중국산 제품이라면 더 이상 디 미니미스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
이번 조치로 인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배송되는 제품에는 10%의 관세가 부과될 뿐만 아니라, 세관 행정 절차를 처리하는 물류업체 및 미국 당국에 지불해야 하는 추가 비용도 발생하게 된다. 예일대와 UCLA 경제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추가 비용은 평균적으로 소포당 20달러 이상이 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새로운 관세와 수수료로 인해 연간 114억 달러(약 15조 원)의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 직구를 통해 저렴한 의류와 전자제품을 구매해온 저소득층과 소수인종 가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법적 논란과 향후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긴급경제권한법(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을 근거로 새로운 관세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법이 관세 부과 목적으로 사용된 적은 없기 때문에 법적 정당성이 논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이번 조치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맥알리스터는 “우리는 반드시 소송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법원에서 인정될지, 그리고 미국 소비자들에게 어떤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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