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와 일부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대형 정책을 발표한 후, 미국과 해외의 자동차 회사 주식이 급락했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로 주가가 상승한 기업이 있다. 바로 테슬라(Tesla)다.
테슬라(TSLA) 주가는 27일(목) 장 초반 5% 상승한 반면, 경쟁업체인 GM(GM)은 약 7% 하락, 포드(Ford, F)는 3% 하락했다.
트럼프와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 간의 친분과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 관련 활동 등 표면적인 이유를 넘어 트럼프의 자동차 정책 즉, 관세 및 전기차 관련 조치가 테슬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야후 파이낸스는 이와 관련해 자세한 분석을 27일 내놨다.
테슬라의 관세 면역: 미국 내 생산시설 집중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 정책이 테슬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주된 이유는 테슬라의 현지화된 생산 시스템 때문이다.
테슬라는 중국과 독일에도 기가팩토리(Gigafactory)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는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차량은 캘리포니아 프리몬트(Fremont) 공장과 텍사스 오스틴(Austin) 기가팩토리에서만 생산된다.
미국 내에서 100% 생산되는 전기차 브랜드는 테슬라, 리비안(Rivian), 루시드(Lucid)뿐이다. 반면, 경쟁 업체들의 미국 내 생산 비율을 보면:
- 포드(Ford) – 77%
- 스텔란티스(Stellantis) – 57%
- 닛산(Nissan) – 52%
- GM(General Motors) – 52%
이에 따라 TD Cowen의 애널리스트 이타이 미카엘리(Itay Michaeli)는 테슬라가 “관세 전쟁에서 상대적 승자(relative winner)”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100% 생산되며, 부품 조달도 미국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테슬라 모델 Y가 중형 크로스오버 시장에서 경쟁하는데, 이 시장의 약 50%가 관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젯밤 기자회견에서 “머스크에게 자동차 관세에 대해 상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유는 “이해관계 충돌(conflict of interest)”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테슬라 내부에서는 여전히 일부 우려가 있다. 테슬라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에게 제출한 서한에서 “관세 부과가 미국의 수출국들의 보복을 초래하고, 해외 부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머스크는 어젯밤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역시 관세 영향을 완전히 피할 수 없다. 그 영향은 여전히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상당한 영향’이 발생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테슬라, 전기차 세금 공제(EV Tax Credit) 폐지에도 영향 적어

머스크와 테슬라가 우려할 수 있는 또 다른 영역은 연방 전기차 세금 공제(EV Tax Credit) 폐지 가능성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순수 전기차(EV)를 구매 또는 리스하는 소비자에게 7,500달러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사실, 테슬라는 과거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 혜택을 적극 활용하며 성장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을 통해 EV 세금 공제가 연장 및 강화되었다.
그러나 이제 테슬라는 전기차를 수익성 있게 생산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비용 경쟁력(cost leader)을 확보한 테슬라는 공제 혜택이 사라져도 타격이 크지 않다.
머스크는 작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전기차 세금 공제 폐지가 경쟁사들에게 더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테슬라)에게는 약간의 타격이 있겠지만, 경쟁사들에게는 엄청난 타격일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테슬라에게 유리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EV 세금 공제 폐지가 테슬라에도 타격을 주겠지만, 경쟁사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테슬라의 진짜 목표: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머스크와 테슬라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율주행(Self-driving) 및 로보택시(Robotaxi) 때문이다.
현재 테슬라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의 이미지가 공개되었으며, 회사는 향후 로보택시를 대량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테슬라와 머스크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자율주행 차량 도입을 규제 완화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인 테슬라 강세론자(Wall Street bulls)인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애널리스트 애덤 조나스(Adam Jonas)와 웨드부시(Wedbush)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Dan Ives) 역시 테슬라의 미래 성장 동력이 자율주행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역시 이에 동의하며, 테슬라의 핵심 가치는 자율주행 기술에 있다고 강조한다.
“테슬라의 가치는 압도적으로 자율주행에 달려 있다. 다른 요소들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테슬라가 자율주행을 해결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면,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지 말라. 반대로 테슬라가 자율주행을 해결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반드시 테슬라 주식을 사야 한다.”
즉, 머스크와 테슬라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차원에서 자율주행 관련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테슬라는 트럼프의 정책이 자사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트럼프의 자동차 정책, 테슬라에는 기회
테슬라는 미국 내 생산 비율 100%로 관세 영향을 받지 않으며, EV 세금 공제 폐지에도 상대적으로 강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머스크의 최종 목표는 자율주행 기술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자율주행 기술 도입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테슬라는 트럼프의 정책을 문제로 보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