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로 인해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4월 초 주식 시장과 함께 급락한 후 트럼프와 중국의 최근 관세전쟁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있으며, 월가에서 암호화폐가 실존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포브스가 11일 전했다.
이제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변화를 예상하는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ICE 미국 달러 지수가 2022년 이후 최악의 하락을 기록하자 비트코인이 미국 달러의 신뢰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고 믿게됐다.
ING의 프란체스코 페솔레(Francesco Pesole) 분석팀은 블룸버그를 통해 “달러 신뢰 위기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은 이제 명확히 답이 났습니다. 우리는 본격적인 위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달러 붕괴는 ‘미국 매도’의 지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주도의 글로벌 무역 전쟁 확대로 ICE 미국 달러 지수(다국적 통화 대비 달러 가치 측정)가 이번 주 급격히 떨어지며 100 아래로 내려갔고, 2022년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뉴욕 바녹번 글로벌 포렉스(Bannockburn Global Forex)의 마크 챈들러(Marc Chandler) 전략가는 MarketWatch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1971년 8월 닉슨 대통령이 금본위제를 폐지했을 때보다 더 심각합니다. 가장 큰 피해는 미국의 브랜드 가치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보고서에서 무역 전쟁의 혼란과 불확실성은 비트코인이 금의 22조 달러 시가총액을 따라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레이스케일 분석팀은 “달러 중심의 국제 무역 및 금융 시스템 붕괴로 중앙은행들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다양한 자산으로 외환 보유액을 다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분석팀은 “비트코인이 과거 금융 위기에서 어떻게 반응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역사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 인플레이션) 기간에는 금과 같은 희소 상품이 급등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금 가격이 연간 30% 상승하며 인플레이션을 크게 앞질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금을 따라오지 못했지만,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로 트레이더들이 안전 자산인 금을 선호하며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이체 뱅크(Deutsche Bank)의 조지 사라벨로스(George Saravelos) 글로벌 외환 연구 책임자는 City AM을 통해 “시장은 달러의 글로벌 기축 통화 지위를 재평가 중이며, 탈달러화 과정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FxPro의 알렉스 쿱치케비치(Alex Kuptsikevich) 수석 시장 분석가는 “달러 약세는 다른 자산을 부양하고 있으며, 하락하는 달러는 암호화폐를 지지합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