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급선회, ‘미국 자산 전부 팔아치우기’ 공포는 멈췄지만 여진은 남아

Philly Talk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대다수 국가에 대한 신규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하면서, 뉴욕증시는 9일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시장 혼란은 단순한 주식 조정에 그치지 않고,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신뢰 붕괴 조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자산 전부 팔아치우기'(Sell Everything American) 공포, 달러·주식·국채가 동시에 흔들린 이유는?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는 명목으로 새로운 관세를 발표한 후, 미국 시장은 동시다발적인 매도에 휩싸였다.

  • S&P 500 지수는 처음 하락했다가 트럼프의 유턴 소식에 반등
  • 미국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약세를 보였고
  •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47%까지 급등하며 채권 가격은 급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일반적으로 신흥국에서 나타나는 투자자 이탈 패턴과 유사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헤지펀드, 채권시장 흔든 ‘베이시스 트레이드’?

이번 혼란의 한 축으로는 헤지펀드들의 레버리지 채권 투자, 즉 ‘베이시스 트레이드(Basis Trade)’가 지목됐다. 이는 미국 국채를 매수하고 동시에 선물 계약을 매도하여 수익을 얻는 전략인데, 시장 불안이 커지면 이 구조가 무너져 채권 대량 매도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장 붕괴와도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또한 단기채 금리와 금리 스왑 간의 스프레드(차이)가 갑자기 벌어졌던 점도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게 만든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은 아직…

시장에서는 아직 중국 정부나 대형 해외 보유자들이 미 국채를 대량 매도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번 급변 사태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미국 자산이 반드시 안전한 것은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관세 유예로 ‘최악’은 피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

트럼프 대통령의 유턴은 시장에 단기적 안도감을 줬지만, 전반적인 정책 불확실성과 무역 갈등은 여전히 글로벌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영국의 전 총리 리즈 트러스가 2022년 시장 반발로 경제 정책을 철회했던 전례처럼, 시장 압력이 정책 방향을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이 재확인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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