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자동차대출 부실 여파, 1억7천만 달러 손실 반영
“바퀴벌레 한 마리 보이면, 아마 더 있을 것” 경고성 발언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가 저신용층 대상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라이컬러 홀딩스(Tricolor Holdings) 의 파산으로 1억7천만 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우리의 가장 빛나지 못한 순간(It is not our finest moment)”이라고 인정하며 내부 통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이먼은 14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 후 기자 및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우리는 모든 사안을 낱낱이 들여다본다”며 “완벽히 피할 수는 없지만, 냉정한 시각으로 절차를 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말을 하면 안 될지도 모르지만,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아마 더 있을 것”이라며 “비슷한 유형의 리스크가 다른 곳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1억7천만 달러 대손상각, 다른 은행도 ‘연쇄 타격’
JP모건은 이번 트라이컬러 사태로 약 1억7천만 달러(약 2,400억 원) 의 대손상각(charge-off)을 인식했다. 이는 회수 불가능한 대출금을 손실로 처리한 금액이다.
제러미 바넘(Jeremy Barnum) JP모건 CFO는 “우리는 보통 개별 차입자 노출을 공개하지 않지만 이번 건은 시장의 관심이 워낙 높아 숨길 이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트라이컬러의 파산에는 피프스 서드 뱅크(Fifth Third Bank) 와 바클레이즈(Barclays PLC) 도 채권자로 이름을 올렸다. 피프스 서드는 트라이컬러에 대한 자산담보대출(Asset-backed loan)로 인해 1억7천만~2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기 가능성 있었다”, 다이먼 “절차 개선 필요”
트라이컬러는 텍사스주 달라스에 본사를 둔 서브프라임 자동차대출업체로, 9월 초 파산을 신청했다. 파산 원인에는 자동차 대출 사기(auto loan fraud) 의혹이 제기돼 있으며, 다수의 금융기관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먼은 “우리가 전능한 존재는 아니다. 실수도 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때도 있다”며 “이번 사태들에는 사기(fraud) 요소가 분명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절차와 시스템은 항상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엔 큰 영향 없어, 3분기 순이익 12% 증가
트라이컬러 부실에도 불구하고, JP모건은 3분기 순이익이 12% 증가하며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약 10억 달러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여름 후반기 인수합병(M&A)과 자본시장 거래가 급증하며 투자은행 부문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 덕분이다.
다만, 상업·투자은행 부문에서의 대손상각 증가로 인해 순대손상각(net charge-off) 은 전 분기 대비 8% 증가한 26억 달러를 기록했다. 은행은 연간 신용카드 대손율 전망치를 3.6%에서 3.3%로 낮췄으며, 최근 파산한 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 브랜드(First Brands) 와 관련된 손실은 없다고 밝혔다.
월가 “상업 대출 리스크 확대 주의보”
트라이컬러와 퍼스트 브랜드의 잇따른 파산은 미국 상업 대출 시장의 신용건전성 약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다이먼은 “퍼스트 브랜드도 비슷한 범주의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시장에는 아직 주의 깊게 봐야 할 사안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손실 보고를 넘어, 미국 금융권 전반의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