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단속 여파로 흔들리는 북 캘리포니아 농업, 노동력 부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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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레이 카운티, 딸기·채소밭 수확 차질 확대, “계절농업 외국인근로자 없으면 운영 어려워”

북 캘리포니아와 중부 캘리포니아 연안 농업지대가 심각한 노동력 부족으로 흔들리고 있다. 최근 강화된 이민 단속 분위기와 불체자 출근 기피 현상으로 농장 현장에서는 “일꾼이 없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딸기·상추·브로콜리 등 노동집약적 작목이 많은 몬테레이 카운티는 변화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지역으로 꼽힌다.

현장에서는 이미 “수확을 미루거나 줄인다”

캘리포니아 주립대(University of California) 시스템에서 진행한 농업 노동력 관련 연구조사에 따르면, 북·중부 캘리포니아 농가의 약 30%가 노동력 부족으로 수확을 늦추거나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확 시기를 놓치면 바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딸기·잎채소류는 타격이 가장 크다.

한 농장 관계자는 “수확 인력이 10명만 부족해도 하루 작업 일정이 그대로 밀린다”며 “요즘은 아예 출근을 꺼리는 노동자가 늘어 운영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이민 단속 강화에 노동자들 ‘출근 기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이민 정책과 단속 보도 여파는 현장 분위기를 크게 뒤흔들고 있다. 농장 주변 단속 소식이 돌면 결근·자진 이탈이 늘고, 일부 농가는 갑작스러운 인력 공백을 경험했다.

여기에 낮은 임금, 높은 렌트·생활비, 농업 특유의 계절성 일자리로 인해 내국인 노동자 유입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농장주들은 “사람을 구할 방법이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합법적인 계절농업 외국인 근로자 급증, 농장주들이 기숙사·모텔 매입해 숙소 제공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농가들이 선택한 해법은 계절 농업 외국인 근로자(H-2A ) 프로그램 확대다. H-2A 제도를 쓰려면 반드시 노동자 숙소를 제공해야 하기에, 최근 몇 년 동안 북 캘리포니아에서는 농장주들이 호텔·모텔을 매입하거나 전용 기숙사형 건물을 짓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몬테레이 카운티는 지난 7년 동안 5,000개 이상 농업 노동자용 침대가 새로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딸기 농장은 그린필드(Greenfield)나 살리나스 일대에 H-2A 전용 숙소 단지를 운영하며 인력을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수요 대비 공급은 부족하다. 현지 주택관리기관(HACM)은 농업노동자용 유닛을 확대하려 하고 있으나 “수만 명의 계절 인력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몬테레이지역 딸기·채소 수확 차질 본격화

몬테레이 카운티는 미국 딸기 생산의 핵심지역으로, 인력 부족 영향이 즉시 드러난다. 딸기밭을 운영하는 한 농장은 “단속 이후 며칠간 출근률이 70% 밑으로 떨어져 수확을 거의 못 했다”며 “이 상황이 반복되면 매출 손실이 커서 버티기 어려운 농가가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농장노동자의 상당수가 불체자 또는 임시 신분이어서 단속 루머만 돌아도 현장 이탈이 일어난다. 이에 따라 농가의 H-2A 의존도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생산 원가 상승, 소비자 가격인상 불가피

H-2A 근로자를 쓰면 숙소 제공, 교통 편의, 주 규정 임금 이상 지급 등의 비용이 붙어 농장 운영비가 빠르게 증가한다. 또한 숙소 신축 비용, 인건비 상승, 수확 지연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겹치면서 장기적으로 소비자 가격 상승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지속되는 노동력 위기는 북 캘리포니아 농업뿐 아니라 지역 식품 공급망과 가격 안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역사회도 흔들려, “노동자 주거·안전, 지역경제 유지 모두 중요”

농업 노동자 가족의 주거 불안, 단속 스트레스, 교육·의료 접근 문제 등 지역사회 전반의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일부 커뮤니티 단체는 “이민단속 강화와 노동력 위기가 겹치면 지역 농업 기반이 흔들린다”며 “노동자 안전 보장과 농가 운영 안정성 사이에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북 캘리포니아 농업은 지금 심각한 전환점에 놓여 있다. 노동력 부족 → 수확 차질 → 생산비 상승 → 지역경제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본격화하고 있으며, 몬테레이 카운티는 그 변화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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