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두 달째 지속… 국제 유가 급등, 미국 지상작전 검토 중

Philly Talks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이 2월 28일 발발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두 달 연속 상업 선박의 통항을 차단당하면서 전 세계 원유 시장이 유례없는 공급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 외교 협상이 여전히 불안정한 가운데 미국의 지상작전 가능성이 진지하게 검토되면서, 각국 정부와 시장, 공급망 전반이 장기 혼란에 대비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에너지 병목

오만과 이란 사이의 좁은 수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수송 통로다. 2025년 기준으로 하루 약 1,500만 배럴의 원유, 즉 전 세계 원유 교역량의 약 34%가 이 해협을 통과했으며, 대부분은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는 물량이었다.

이번 봉쇄의 규모는 근현대사에 유례가 없다. 통상적으로 이 해협을 통해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와 108억 입방피트의 LNG가 통과한다. 해협이 봉쇄되면 카타르와 UAE의 LNG 수출도 차단되는데, 이 두 나라는 전 세계 LNG 수출량의 약 20%를 담당한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해협을 공식 봉쇄했으며, 선박 통항 금지 경고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유조선 통행량은 처음에 약 70% 급감했고, 150척 이상의 선박이 위험을 피해 해협 밖에 정박했다가 이후 사실상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 유가 폭등, 배럴당 200달러 경고도

전쟁 발발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평균 50% 급등해 한때 배럴당 120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선물 가격은 배럴당 116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미국 정부 관계자와 월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배럴당 200달러라는 전례 없는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20%가 시장에서 사라질 경우 WTI 평균 가격은 배럴당 98달러까지 오르고, 세계 실질 GDP 성장률은 연율 기준 2.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3분기 이후 해협이 재개방된다고 가정해도 연말까지 유가는 배럴당 132달러까지 오를 수 있으며, 성장률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2026년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트레이더들이 분쟁 이전보다 배럴당 약 14달러의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여분의 파이프라인 용량을 부분적으로 활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해협이 4주간 완전 차단되는 효과에 상응하는 수준이다.

파이프라인 우회로… 부분적 해소에 그쳐

현재 해협을 우회할 수 있는 육상 파이프라인을 갖춘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뿐이며, 양국의 가용 용량은 하루 350만~550만 배럴로 추산된다. IEA는 이 우회 경로를 최대한 활용하더라도 해협 완전 봉쇄 시 하루 약 1,600만 배럴의 원유 흐름이 위험에 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프라인 우회, 전략 비축유 방출, 부유 저장시설 활용 등 공격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봉쇄가 두 달 더 지속될 경우 시장에는 하루 340만~700만 배럴의 잔여 수급 불균형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IEA는 전례 없이 4억 배럴의 비상 비축유 방출을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시간을 버는 조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식량·비료·물류까지 연쇄 충격

경제적 피해는 에너지 분야를 넘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비료 교역량의 약 3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데, 질소 비료 수출도 여기에 포함된다. 요소 가격은 이미 톤당 475달러에서 680달러로 뛰어올랐으며, 미국 중서부의 봄철 대두·옥수수 파종 시기와 맞물려 타격이 더 크다.

걸프 지역은 전 세계 요소의 약 절반, 암모니아의 약 30%를 생산하며 전 세계 비료의 약 3분의 1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전쟁 발발 이후 요소 가격은 50% 올랐다. LNG 공급 차질은 비료 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쳐 북반구의 농업 생산량을 위협하고 있으며, 미국 쇠고기·가금류·유제품의 주요 사료인 옥수수 생산도 영향권에 들어와 있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 등 주요 해운사들은 이미 중동 항로 운항을 중단했다. 해상 운송 차질의 영향은 10~14일의 시차를 두고 나타나지만, 실질적인 압박은 보통 2~5주 내에 집중적으로 쏟아진다. 우회한 컨테이너들이 한꺼번에 도착하고, 항만 혼잡이 가중되며, 트럭과 섀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가장 큰 타격은 한국 등 아시아

2024년 기준으로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콘덴세이트의 약 84%가 아시아로 향했으며, 중국·인도·일본·한국이 전체 물동량의 69%를 차지했다. IG 싱가포르, 한국, 대만은 원유 수입량의 약 60%를 이 해협에 의존하고 있으며, 베트남·필리핀·일본은 더욱 취약해 원유 공급의 75% 이상을 이 통로에 의존한다.

일본과 한국이 구조적으로 가장 취약하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약 95%를, 한국은 원유의 약 70%와 상당량의 LNG를 중동에서 조달하고 있다. 금융시장도 이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닛케이225 지수는 분쟁 발발 이후 약 8% 하락했고, 한국 코스피는 11% 이상 급락해 3월 초에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미 국방부의 3단계 작전 계획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의 해협 재개방 계획은 세 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고속정, 미사일, 드론, 기뢰 등 항행을 위협하는 이란의 군사 자산을 항공 전력을 중심으로 파괴하는 것이고, 2단계는 해협 내 기뢰를 제거하는 것이며, 3단계는 위협이 충분히 감소한 이후 미 해군이 유조선을 직접 호위하는 것이다.

3월 19일 미국은 이란 목표물에 대한 항공 작전을 개시해 A-10 선더볼트 II 공격기를 투입해 이란 고속정을 타격하고, 아파치 공격헬기로 자폭 드론을 요격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또한 해협 인근 이란 해안의 지하 미사일 사일로에 GBU-72 5,000파운드급 관통 폭탄을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군 소식통들은 주요 항로 상공에서 미국 공격기들이 이란 군함 및 해군 함정을 타격·교란하는 임무를 위해 저고도 집중 비행을 수행하는 것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공습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업 선박의 통항은 본격적으로 재개되지 않고 있다.

카르그 섬, 최대의 변수

공습만으로는 해협 재개방이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굳어지면서 지상작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미 국방부는 카르그 섬과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안 거점을 대상으로 한 기습 작전을 포함해 이란 내 수 주간의 제한적 지상작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업 선박과 군 함정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를 탐색·파괴하기 위한 것이다. 해당 계획은 전면 침공에는 미치지 않으며, 특수작전부대와 일반 보병 투입이 검토되고 있다.

카르그 섬은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거점으로, 이란 전체 원유 수출의 약 90%를 담당한다. 이란군은 이 섬에 추가 병력과 방공 체계, 대인·대전차 지뢰, 휴대용 대공 미사일(MANPADS)을 증강 배치해 상륙 작전을 최대한 값비싸게 만들려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카르그 섬을 점령하거나 타격하더라도, 이란이 수백 킬로미터에 걸친 해안선의 다른 섬 진지와 지상 미사일 체계를 통해 선박을 계속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비역 미 육군 중령 대니얼 데이비스는 실제 투입 지상군 규모가 4,000~5,000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하며, 이는 단기간 소규모 목표물을 점령하기에는 충분하지만 지속적인 작전을 수행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작전 계획을 최종 승인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카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국방부의 준비 작업이 “대통령이 결정을 내렸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군사 작전과 병행하는 외교 채널

군사적 준비와 함께 외교 활동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파키스탄이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맡아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이집트 외교장관이 참석한 협상을 주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며 이란에 해협 개방을 위한 10일간의 유예 기간을 부여했고, 4월 6일까지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습을 일시 중단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이번 사태의 전 세계적 경제 충격은 혼란의 기간과 규모에 달려 있으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긴장 완화와 국제법 및 항행의 자유 원칙에 따른 해상 운송 보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사 작전이 계속되고 유가 변동성이 극심한 가운데, 전 세계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호르무즈 해협의 좁은 수역에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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