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00만 달러 규모 크루즈 터미널 정식 개장, 펜실베이니아 경제에 연 3억 달러 효과
– 컨테이너 물동량 88만 TEU 돌파로 ‘북미 효율성 1위’ 등극… 자동차 수입도 사상 최대
– 펜실베이니아 주정부, 연 8,100만 달러 대규모 재정 투입… 첨단 해양 방산 테크와 시너지 기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관문인 필라델피아 항만청(PhilaPort·필라포트)이 상업 물류와 해양 방산 테크, 여객 크루즈를 아우르는 글로벌 해양 복합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역대 최고치의 컨테이너 및 자동차 물동량 경신과 더불어 대규모 크루즈 터미널 완공, 주정부의 파격적인 재정 지원이 맞물리며 지역 경제 성장의 핵심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5년 만의 부활, 6,000만 달러 규모 ‘필라포트 크루즈 터미널’ 공식 개장
필라포트의 가장 뜨거운 뉴스는 지난 8월 27일 단행된 신설 크루즈 터미널(PhilaPort Cruise Terminal)의 공식 개장이다. 셰럴 파커 필라델피아 시장과 주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필라델피아 국제공항 인근의 옛 호그 아일랜드(Hog Island) 부지에서 화려한 리본 커팅식이 열렸다.
총 6,000만 달러(약 800억 원)가 투입된 16에이커 규모의 이 상설 터미널은 겨울철 악천후와 인허가 지연이라는 난관을 극복하고 완공됐다. 지난 4월 임시 시설을 통해 15년 만에 크루즈 운항을 재개했던 노르웨이 크루즈 라인(NCL)은 이날 출항한 노르웨이 주얼(Norwegian Jewel) 호를 시작으로 정식 터미널 가동에 돌파구를 열었다.
이번 크루즈 터미널 개장으로 펜실베이니아주에는 2,185개의 직간접 고용이 창출되며, 연간 3억 달러(약 4,0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와 수천만 달러의 신규 세수가 지역 사회로 유입될 전망이다. NCL 측은 2033년까지 체결된 7년 선석 계약에 따라 노르웨이 펄(Norwegian Pearl), 노르웨이 젬(Norwegian Gem) 등 대형 크루즈선을 차례로 투입해 버뮤다, 카리브해, 캐나다 노선을 확장할 계획이다.
북미 생산성 1위 등극… 컨테이너·자동차 물동량 ‘역대 최고치’ 갈아치워
상업 화물 부문의 성장세는 더욱 매섭다. 필라포트는 최근 확정된 통계에서 총 889,268 TEU(20피트 컨테이너 단위)를 처리하며 2년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전년 대비 6% 성장한 수치로, 미국 전체 무역 성장률 전망치(3%)의 두 배에 달한다. 특히 세계은행(World Bank)과 S&P 글로벌이 공동 발표한 ‘컨테이너 항만 생산성 지수(CPPI)’에서 필라포트는 북미 지역에서 가장 효율성이 높은 항만 1위로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같은 폭발적 성장은 남미 등지에서 수입되는 농산물·육류 등 신선식품 화물이 주도하고 있다. 전체 수입 화물의 64%가 냉동·냉장 컨테이너로, 항만청은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대형 냉장 물류창고(PDC Cold)를 곧 완공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의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수입의 중심지인 사우스포트(Southport) 자동차 터미널 역시 연간 28만 1,819대를 처리하며 최고치를 뚫어냈다. 야드 부지가 부족해지자 항만청은 최근 4,600만 달러를 투입해 인근 20에이커의 부지를 추가로 매입, 차량 처리 센터(VPC) 확장 공사에 돌입했다.
펜실베이니아 주정부의 파격 지원과 미래 고용 로드맵 ‘Destination 2040’
이러한 대도약의 배경에는 조쉬 샤피로(Josh Shapiro)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행정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이 있었다. 주정부는 필라포트의 인프라 고도화를 위해 연간 약 8,100만 달러(약 1,100억 원) 규모의 주정부 자금(Commonwealth Transfers)을 지속적으로 수송·집행하고 있다.
주정부는 항만 배후 도로망 개선을 위한 3,000만 달러 규모의 교통 인프라 예산은 물론, 노후 철로 재건 사업 및 글로벌 선사 유치를 위한 컨테이너 인센티브 프로그램(TEU당 25달러 지급)을 가동 중이다. 특히 연방 정부의 보조금 동결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도 주정부 자체 ‘5개년 자본 마스터 플랜’을 통해 백업 자금 라인을 구축하는 등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물동량 급증은 고용 시장도 바꾸고 있다. 현재 항만 물류 생태계는 주 전역에서 약 66,000개의 일자리를 지탱하고 있으며, 필라포트가 수립한 15개년 마스터 플랜인 ‘Destination 2040’이 완료되는 시점에는 19,000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추가로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주정부는 필라포트의 미래 행정 및 통제 센터 고도화를 위해 본사를 남부 필라델피아의 해양 산업 중심지인 ‘네이비 야드(Navy Yard)’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최종 확정하면서, 인근 대형 방산 기지들과의 전방위적 시너지를 예고했다.
첨단 해양 방산 테크와 시너지 기대
필라포트의 본사 이전지인 네이비 야드(Navy Yard)에는 현재 필라델피아 해양 산업의 지형도를 뒤흔들고 있는 또 다른 핵심 축이 있다. 바로 한화그룹이 인수한 한화 필리 조선소(Hanwha Philly Shipyard)다. 한화 필리 조선소는 필라포트와 공간적 인프라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 항만 물류와 미국의 국방 안보를 잇는 결정적인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필라포트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폭발함에 따라, 미국 항구 간의 물류 이동을 미국 건조 선박으로 제한하는 ‘존스법(Jones Act)’ 규격의 대형 화물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화 필리 조선소는 현재 미국의 대형 해운사 매트슨(Matson) 사로부터 10억 달러 규모의 친환경 ‘알로하 클래스’ LNG 연료 컨테이너선 3척을 수주해 건조 중이며, 이 선박들은 향후 필라포트의 막힌 물류 혈을 뚫어줄 핵심 동력으로 활약하게 된다.
나아가 한화는 조선소 인수 이후 인프라 현대화 및 스마트 야드 전환을 위해 50억 달러(약 6조 5천억 원) 규모의 파격적인 장기 투자 계획을 집행하고 있다. 도크와 안벽을 대거 확충해 건조 능력을 대폭 끌어올린 결과, 최근 미 국방부 및 해군과의 연계 사업에서도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 필리 조선소는 올해 미 해군의 차세대 보급함(NGLS) 개념 설계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의 미사일 추적함 2척 건조 계약을 확보하며 순항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곳에서 건조된 525피트 규모의 국가 안보 다목적선(NSMV) TS 엠파이어 스태이트(TS Empire State) 호가 중동 지역의 미 해군 기지 지원을 위해 미 국방부에 의해 6개월간 일시 징발되어 연방 작전에 실전 투입되는 등 미 해양 방산의 핵심 기지로서 위상을 증명했다.
필라포트의 기록적인 물류·여객 성장과 이를 배후에서 지탱하며 미 연방 국방 사업을 주도하는 한화 필리 조선소의 대규모 투자는, 2020년대 후반 필라델피아 네이비 야드를 전 세계 해양·방산 산업이 가장 주목하는 뜨거운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